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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리엘리, 러시아 대사와의 만남과 정치적 폭풍: 그 이면의 속사정

정치 ✍️ Marco Rossi 🕒 2026-03-17 02:02 🔥 조회수: 2

로마, 여당을 데일 수도 있는 뜨거운 차 한 잔. 에드몬도 치리엘리 외무부 차관이 러시아 대사를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정부는 야당(과 그 이상)의 표적이 되었다. 치리엘리라는 성이 신문에 오르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논란은 키지 궁전을 훨씬 뛰어넘는 파장을 일으키며 국가적 사안으로 비화했다.

에드몬도 치리엘리

유럽에 대한 도전장으로 읽히는 대면

외교적으로 모든 국가와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브뤼셀이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 시점에 치리엘리 차관이 크렘lin궁 대표와 앉아 대화를 나눴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파르네시나 궁에서 열린 이 회동은 여러 측에서 EU의 기조에 역행하며 양자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됐고, 즉각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이 독자적인 움직임이었는지, 아니면 타야니의 묵인 아래 이뤄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민주당의 엘리 슐라인 서기장이었다. 그는 "정부가 러시아와의 채널을 다시 열었다면, 이는 유럽으로부터 멀어지는 행위"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서방 동맹 내 균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무거운 발언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초당적 비판의 목소리

비판을 제기한 것은 중도좌파만이 아니다. 반대 진영에서도 일침을 가했다. 마테오 렌치는 특유의 화법으로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을 겨냥해 "타야니에게 정신 차리라고 전하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치리엘리의 이번 행보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EU가 단일한 입장을 유지하려는 바로 이 순간에 이탈리아를 유럽 내에서 고립시킬 위험이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다.

  • 엘리 슐라인 (민주당): "모스크바와의 채널 재개는 EU에 등을 돌리는 행위입니다."
  •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비바): "정부는 정신 차려야 합니다. 모스크바와 편가르기를 해선 안 됩니다."
  • 안토니오 타야니 (포르차 이탈리아): 자신의 차관의 행보를 옹호하면서도 "모스크바와의 관계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선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역시 치리엘리라는 성이다. 로마 정치권에서는 에드몬도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의 산증인인 비토 치리엘리까지 소환되고 있다. 몬테치토리오 복도에서는 "한 통 속에 든 두 과일"이라는 속삭임이 들려오는데, 이는 중도우파의 평균적인 시각보다 동방을 향한 경계심이 덜한 특정 정치 노선을 지칭하는 것이다. 요컨대, 치리엘리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이들이 단순한 인명이 아니라 제1공화국 역사에 뿌리를 둔 하나의 사조를 의미한다는 것을 안다.

이탈리아 외교 정책의 딜레마

이 논란의 이면에는 전략적 딜레마가 자리 잡고 있다. 한편으로 이탈리아는 모스크바와의 대화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경제적·에너지적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대서양 동맹과 EU에 대한 충성은 엄격한 제약을 부과한다. 에드몬도 치리엘리의 이번 이니셔티브는 우리나라가 브뤼셀의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독자 노선을 취할 수 있는지(혹은 취하려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붙였다.

파르네시나 궁 내부에서는 이번 일이 실수가 아니라 향후 중재를 위해 크렘lin궁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한 일종의 '탐색전'이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국회에서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멜로니 정부로서는 대중의 여론이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쪽과 실용주의를 요구하는 쪽으로 나뉜 바로 이 시점에, 러시아와의 관계라는 민감한 사안에서 분열된 모습을 비칠 위험을 안게 됐다.

이제 어디로?

이제 공은 내부 외교적 돌발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타야니에게 넘어갔다. 그는 이탈리아가 동맹에서 이탈할 의사가 없음을 유럽 파트너들에게 설명하는 동시에, 확고한 대서양주의자와 치리엘리처럼 직접 대화 카드를 선호하는 세력이 공존하는 내각 내 다양한 목소리를 통제해야 한다. 그동안 치리엘리라는 이름은 독자적 움직임과 동맹의 제약 사이에서 항상 줄타기를 하는 이탈리아 외교의 상징으로, 토크쇼와 신문 1면을 계속해서 오갈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비토 치리엘리에 대한 이야기도 다시 나올지 모른다. 이탈리아에서 가문의 이야기는 종종 국가의 이야기와 얽히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