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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셸턴, 인디언 웰스서 '강서브 전쟁' 예고…코트 밖에서는 친구들 걱정

스포츠 ✍️ Carlos Martínez 🕒 2026-03-07 08:52 🔥 조회수: 14
BNP 파리바 오픈에서 경기 중인 벤 셸턴

캘리포니아 사막이 또 한 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진 때문이 아니라, 폭발하는 서브 때문이다. 오는 금요일, BNP 파리바 오픈 1회전에서 벤 셸턴과 라일리 오펠카가 그라운드를 뒤흔들 예정이다. 플로리다 출신의 왼손잡이 유망주이자 세계 테니스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꼽히는 셸턴이 장신의 동포 오펠카와 맞붙는다. 베이스라인, 아니 정확히는 서브 라인에서 터지는 불꽃놀이가 예고된 빅뱅 매치다. 두 선수가 휘두르는 라켓에서 공이 터져 나가면, 그 속도는 실로 번개와 같고, 리턴은 말 그대로 '믿음의 영역'이 된다.

셸턴은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탄탄한 시즌 초반 성적을 바탕으로 인디언 웰스에 입성했다. 호주 오픈에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고, 불과 몇 주 전에는 아슬란 카라체프를 상대로 팬들의 귀에 아직도 생생한 명승부를 펼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셸턴의 강서브에 혼쭐이 난 선수는 러시아 선수만이 아니다. 투어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또 다른 '신성' 조반니 음페치 페리카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프랑스 출신의 이 장신 선수 역시 강서브를 앞세운 차세대 강자로, 두 선수가 각자 1회전을 통과한다면 다음 라운드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고속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줄 이 빅뱅 매치는, 짜릿한 랠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오펠카라는 만만치 않은 산이 버티고 있다.

코트 밖, 더 큰 마음씨

하지만 요즘 셸턴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건 강서브나 위닝샷만이 아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세계 테니스 팬들은 세계 14위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사연을 접했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폭풍우로 인해 셸턴의 친구들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셸턴은 경기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친구들의 안위에 크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제 훈련장에서 "계속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요. 정말 힘든 상황이에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들이거든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선수와 팬을 진심으로 연결해주는 것은 바로 이런 작은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연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셸턴에게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그를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한 취미가 있다. 바로 음악이다.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 난 브렛 영에 집중할 거야"라는 말이 경기 전 헤드폰을 낀 셸턴의 표어가 될 법하다. 컨트리 가수 브렛 영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며, 라커룸에서 그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셸턴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래서일까, 코트 위 그의 발놀림엔 어딘가 모르게 미국 남부의 감성이 묻어난다는 평도 있다. 이 감성이 오펠카의 강서브를 무력화시킬 비책이 될지, 한번 지켜보자.

경기 포인트: 거인들의 대결

스타디움 1번 코트에서 펼쳐질 승부를 미리 분석해본다. 이번 경기는 평범한 테니스 대결이 아니다. 서브와 강타가 난무하는 완벽한 '강속구 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승부를 가를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오펠카의 서브: 211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브는 그야말로 미사일이다. 셸턴은 방향을 읽어내고 운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이 '거포'의 감이 좋다면, 우리는 많은 타이브레이크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 셸턴의 폭발력: 왼손잡이 셸턴은 서브만 강한 게 아니다. 치타처럼 민첩한 발놀림도 일품이다. 리턴을 깊숙이 넣기만 한다면, 각도 있게 휘어져 나가는 포핸드가 상대를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
  • 멘탈 게임: 셸턴은 친구들에 대한 걱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큰 경기를 경험하며 쌓은 성숙함을 무기로 삼는다. 반면 오펠카는 부상에서 막 돌아와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빅뱅 매치를 예측하는 사람들(나 또한 마찬가지지만)은 하나같이 긴 랠리는 드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닝샷, 서브 에이스, 그리고 시속 230km를 넘나드는 강서브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굳이 승부를 점치자면, 안정적인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운 벤 셸턴이 아주 약간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오펠카 역시 한 번 감을 찾으면 누구든 무너뜨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인디언 웰스에서 환상적인 테니스 대결이 펼쳐질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셸턴은 브렛 영의 음악을 머릿속에, 친구들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커리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라켓을 휘두를 준비를 마쳤다.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