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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사진 유출 파문에 UCD 학생 3천 명 '시스템 개혁' 촉구 집회

사회 ✍️ Ciarán O'Reilly 🕒 2026-03-05 03:23 🔥 조회수: 1

어제 오후, 벨필드 캠퍼스(Belfield campus)는 수많은 피켓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천 명의 학생, 교직원, 지지자들이 오라일리 홀(O'Reilly Hall) 앞에 모여 평범한 학생 시위라기보다는 일종의 '자성(自省)'의 장이라 할 만한 집회를 가졌다. 학생회가 더블린 성폭력 위기 센터(Dublin Rape Crisis Centre)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 "Not in Our UCD" 시위는 대학 안팎에 큰 충격을 준 사건에 대한 날것 그대로의 강력한 항변이었다.

UCD에서 피켓을 든 대규모 시위 군중

캠퍼스를 움직인 이야기

이 모든 분노와 슬픔의 근원에는 이곳 의대생이 겪은 끔찍한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이 젊은 여성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그녀가 벌거벗고 멍이 든 채 의식이 없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지난 4월, 그 사진은 무려 171개의 UCD 교직원 이메일 계정으로 익명 발송됐다. 그리고 지난 11월, 또 다시 수백 명의 회원이 있는 의과대학 왓츠앱(WhatsApp) 단체 채팅방을 통해 유포됐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 학생은 학교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꼈다고 말하며, 학교가 자신을 단지 '홍보(PR) 문제'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집회 현장의 분위기는 비통함과 결의가 뒤섞인 무거운 공기로 가득했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합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구호가 유리로 된 현대식 건물에 울려 퍼져 평소 캠퍼스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대조됐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단지 한 건의 사건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근본적으로 고장 났다고 믿는 시스템 자체에 대한 항의였다.

'책임 회피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라'

임시 무대에 오른 연사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맷 미언(Matt Mion) UCD 학생회 교육부장은 "문제의 학생은 자신을 돌본다고 주장하는 기관들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헤쳐 나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일이 "고립된 실패가 아니라 절차와 정책을 사람보다 우선시하는 시스템이 낳은 예측 가능한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발언은 군중의 깊은 공감을 샀고, 이번 한 건의 끔찍한 사건을 넘어선 근본적인 좌절감을 대변하는 듯했다.

학생회의 요구는 명확하고 구조적이다. 단순한 개선이 아닌, 학교가 성폭력과 젠더 기반 폭력을 처리하는 방식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완전하고 독립적인 조사 : 이번 특정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 및 광범위한 '존엄성과 존중(Dignity and Respect)' 절차 전반에 대한 외부 조사.
  • 공개 사과 : 학교 최고 지도부가 피해 학생과 해당 이미지에 노출된 동료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
  • 진정한 '생존자 중심' 접근법으로의 전환 : 모든 정책에 있어 지원이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피해자들이 도움을 주기 위한 시스템으로 인해 다시 트라우마를 겪는 일이 없도록 할 것.

레이첼 모로(Rachel Morrogh) 더블린 성폭력 위기 센터 대표는 시위자들과 연대해 "생존자들이 장벽이 아닌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캠퍼스, 나아가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학 측 입장

그렇다면 UCD의 입장은 어떨까? 오를라 필리(Orla Feely) 총장은 이전에 대학이 모든 형태의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UCD 측은 피해 학생에게 학생상담실장의 지원을 제공했으며, 범죄 사실을 인지한 즉시 아일랜드 경찰(An Garda Síochána)에 신고했다고 주장한다. 대학 측 논리는 이미지 유포에 대한 수사는 법의학적, 법적 권한을 가진 경찰이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에 따라 별도의 내부 조사를 병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요일 집회에 모인 학생들과 예의주시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같은 입장은 변명처럼 들린다. 이는 매우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시스템이 가해자 색출에 실패한다면(현재까지 경찰 수사는 원본 발송자를 특정하지 못함), 대학이 자체 구성원을 위해 져야 할 독자적인 책임은 무엇인가?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할 대학의 책임은 무엇인가? 에이미 아헌(Aoife Ahern) 평등·다양성·포용성 부총장이 이끄는 존엄성 및 존중 사건에 대한 검토 작업에는 이제 이미지 기반 성폭력과 AI 관련 학대 문제가 구체적으로 포함될 예정이다. 이 검토가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앞으로도 험난한 길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기 그지없지만, 더블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학 환경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건의 중심에 선 그 학생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당분간 의학 공부를 중단해야 했다. 군중이 오라일리 홀에서 서서히 해산할 때, 느껴지는 감정은 승리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힘겹고 긴 싸움이었다. 에너지는 충만하다. 연대는 진짜다. 이제 남은 질문은 벨필드 캠퍼스의 지도부가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었는지, 더 중요하게는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의지가 있는지 여부다. 한 피켓이 강력히 요약했듯, "생존자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