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아벨, 자사주에 15억원 직접 베팅…‘워런 버핏 후계자’의 자신감
그레그 아벨이 자신의 돈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원)를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에 쏟아 부었다는 소식에, 가장 냉소적인 오마하 현지인들조차 귀를 기울였습니다. 워런 버핏의 후계자로 낙점된 그가 언론 보도자료 한 장 없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이번 주, 아벨은 버크셔의 A클래스와 B클래스 주식을 약 1500만 달러어치 매입했습니다. 공개 시장에서 자신의 돈으로 자신의 신념을 보여준 거래입니다. 이 움직임은 버크셔가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매입 재개에 나선 시점과 맞물렸습니다.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의미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버크셔의 새로운 수장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한 셈입니다.
1500만 달러가 던지는 신호
수십 년 동안 버크셔의 스포트라이트는 버핏과 찰리 멍거에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버크셔라는 거대한 기계는 각 계열사의 운영 책임자들에 의해 움직이고, 아벨은 오랫동안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이끌어온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40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NV 에너지 인수를 무난하게 성사시키고, 재생 에너지 투자를 위한 규제 미로를 헤쳐 나간 장본인이 바로 그입니다. 그와 함께 일했던 모든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전력 유틸리티 보고서도 즐겨 읽는 인물입니다.
라훌 제이콥의 저서 워런 버핏의 CEO: 버크셔 해서웨이 매니저들의 성공 비밀을 읽어보셨다면, 그 책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상을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자율적이고, 자본 배분에 능하며, 화려한 기업 문화를 혐오하는 유형 말입니다. 아벨은 그 전형을 극대화한 인물입니다. 그는 뉴욕의 중심 무대에 서길 갈망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디모인에 있는 공장 관리자와 생산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버크셔 문화의 코드: '빌리', '거스', 그리고 해결사 정신
버크셔의 어떤 자회사에 가더라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에이크 브릭에서 시스 캔디스까지, 모든 사업장의 휴게실에서 만약 빌리가 고칠 수 없다면 우린 모두 끝장이야: 맞춤형 핸디맨 일기장 – 선물용 노트 같은 책이 낡도록 읽힌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 우스갯소리 같은 제목은 버크셔의 정신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기계를 고치고, 물류 문제를 해결하고, 숫자가 맞지 않는 이유를 찾아내는 '빌리' 혹은 '거스'와 같은 인물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거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회사에서는 아직도 네브래스카 가구점의 전설적인 유지보수 담당자였던 '거스'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됩니다. 그는 덕트 테이프와 용접 토치 하나로 컨베이어 벨트를 재조립했다고 전해집니다. 현장의 전설적인 인물이며, '만약 빌리가 고칠 수 없다면 우린 모두 끝장이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한 인물입니다. 아벨은 이 정신을 이해합니다. 그는 엑셀 시트만 들여다보는 분석가가 아닙니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묻기 전에 현장 관리자에게 새 압축기는 어떤지 먼저 묻는 유형입니다.
자사주 매입이 던지는 시그널, 생각보다 더 강력한 이유
버크셔의 자사주 매입 재개 결정과 아벨의 개인 매수는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보냅니다. 수년간 버핏은 주가가 내재 가치 이하로 거래될 때만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이제 아벨이 그 원칙의 수호자가 된 것입니다. 회사와 함께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주가는 버크셔의 다양한 수익 창출 능력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믿는다.
- 단기 투기자가 아닌 장기 주주와 관점을 같이한다.
- 승계 계획은 단순한 문서가 아닌, 실제로 작동하는 현실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아벨이 더 공격적인 딜로 방향을 틀거나 버크셔를 분할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은 그 반대를 시사합니다. 그는 버핏이 60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이 '수제 기계'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길
그레그 아벨은 '제2의 워런 버핏'이 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최초의 그레그 아벨'이 될 것입니다. 만약 그의 첫 번째 주요 행보가 회사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조용히 1500만 달러어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라면, 버크셔 제국 전역의 '빌리'와 '거스' 같은 실무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환영하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그들은 고장 나지 않은 것을 억지로 고치려 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더 매끄럽게 굴러가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운영 방식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