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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집어삼킨 '팰리세이즈 산불' 1년, '�프 산불'과의 공통점 그리고 한국이 준비해야 할 '화재'의 현실

뉴스 ✍️ 佐藤 健 🕒 2026-03-14 11:46 🔥 조회수: 1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 근교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산자락은 1년 전 그날 그대로였다. 시커멓게 그을린 나무들은 말라 죽은 채 서있고, 비탈에는 아직도 잿더미가 쌓인 곳이 많다. 그렇다. 2025년 1월 남부 캘리포니아를 충격에 빠뜨렸던 팰리세이즈 산불이 벌써 1년이 지나간다.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지역 모습

그날,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불어내리는 건조한 강풍 '산타아나 바람'이 불길을 순식간에 키웠다. 고급 주택가인 퍼시픽 팰리세이즈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수만 명의 주민들이 대피해야만 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여, 2025년 1월 캘리포니아 남부 산불로 미국 전역에 보도되었다. 다행히 팰리세이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피해 면적은 약 1만 에이커(서울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했다.

'캠프 산불'의 악몽과 겹치는 광경

이 참상을 보며 나는 7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18년 11월, 같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캠프 산불 이야기다. 그때는 북부의 작은 마을 파라다이스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나도 현장에 다녀왔는데, 말 그대로 전쟁터 같았다. 불탄 자리에서는 85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행방불명자도 많았다. 캠프 산불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팰리세이즈와 캠프. 두 산불의 공통점은 바로 '도시와 자연의 경계선(WUI)'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주택가가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일단 불이 붙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기후 변화로 건조해지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이제 산불은 '이상 기후'가 아닌 '계절적 풍물'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저런 먼 나라 이야기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2016년 니가타현 이토이가와시 대화재에서는 강풍 속에 시가지가 잇따라 불탔다. 내 고향인 고베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화재로 큰 교훈을 얻었을 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준비'를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산불 시즌 전에 다음과 같은 대비책을 당부하고 있다. 어느 것이든 한국에서도 응용 가능한 것들이다.

  • 방어 공간(Defensible Space) 확보: 집 주변 5미터 이내에 마른 풀이나 장작을 쌓아두지 않는다.
  • 비상 키트 준비: 대피 시 챙겨 나갈 서류, 물, 식량, 마스크 등을 배낭에 미리 넣어 둔다.
  • 대피 계획 가족과 공유: 화재는 한밤중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러 개의 대피로와 집결지를 정해 둔다.
  • 재해 지도 확인: 자신이 사는 지역이 산불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지자체 정보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특히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최근 산림청이 '산불 예방 지도'를 공개하는 등 가시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에 산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팰리세이즈도 고급 주택가였지만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화재'는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야

캠프 산불의 희생자 수는 아직도 정확한 숫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그만큼 피해가 막대했다는 증거다. 팰리세이즈 산불에서도 집을 잃은 사람들의 삶의 재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에서 비슷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 경험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데 연결되기를 바란다.

오늘 밤,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다면 당신은 망설임 없이 대피할 수 있을까? '화재'는 언제나 갑자기 찾아온다. 캘리포니아의 불탄 자리가 조용히 우리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