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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대사 전격 소환’ 베네수엘라에 무슨 일이? 축구보다 뜨거운 외교 전쟁

세계 ✍️ 홍성빈 기자 🕒 2026-03-17 15:56 🔥 조회수: 2
베네수엘라 국기와 관련 뉴스 이미지

오늘(17일) 아침, 외교부 출입하는 기자들 단톡방이 술렁였다.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가 전격 소환됐다는 소식이었어. 보통 대사 소환은 그 나라와 외교적 마찰이 생겼거나, 아니면 내부적으로 큰일이 터졌을 때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더라고. 겉으로 보기엔 한반도 문제 같지만, 실은 지구 반대편 남미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외교 전쟁의 연장선이었어. 카라카스에서 아순시온으로 이어지는 이 복잡한 외교전, 같이 한번 들여다볼래?

파라과이의 칼빵? 남미 외교 지형이 흔들린다

사건의 발단은 파라과이였어.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이 최근 대만을 방문하면서 상황이 급물살을 탔지. 우리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비췄지만, 진짜 칼을 뽑아 든 쪽은 베네수엘라였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페냐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두고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라틴아메리카 공동체에 대한 배신”이라고 맹비난했고, 즉각 주한 파라과이 대사 루이스 아빌라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 인물)로 선언해 추방해 버렸어. 그러자 파라과이도 맞불을 놓으며 주아순시온 베네수엘라 대사를 맞추방했고, 결국 서울에 있는 대사들까지 줄줄이 소환되는 초유의 사태로 번진 거야.

이번 사태는 단순히 두 나라 싸움이 아니야. 대만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줄다리기가 중남미에서 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지.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중남미 주요국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또 전통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강한 파라과이가 이번 기회에 노선을 더욱 확고히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어쩌면 우리 한반도 주변 정세보다 더 격랑에 휩싸인 곳이 지금 남미일지도 몰라.

축구보다 야구? 베네수엘라인의 피에 흐르는 두 가지 열정

그런데 우리가 보통 베네수엘라 하면 뭐가 떠오르나? 아마도 많은 분이 축구를 떠올릴 거야. 최근 몇 년 사이 베네수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남미 예선에서 이변을 자주 일으키면서 K리그 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잖아. 살로몬 론돈이나 요한 쿠아드라도 같은 선수들, 엄청난 재능들이 많지.

하지만 진짜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축구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있어. 바로 야구야. 놀랍지? 중남미에서 야구 하면 도미니카, 쿠바, 푸에르토리코를 떠올리는데, 베네수엘라도 엄청난 야구 강국이야.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무려 100명이 넘는다는 사실, 알고 있었어? 미겔 카브레라, 호세 알투베 같은 슈퍼스타들도 다 베네수엘라 출신이야.

베네수엘라 프로 야구 리그(LVBP)는 그 열기가 정말 대단해. 매년 10월부터 1월까지 열리는 리그는 현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겨울 문화 중 하나지.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야구장만큼은 사람들로 북적인대.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 노랑, 파랑, 빨강베네수엘라의 국기 물결은, 고국을 떠나 세계 각지에서 뛰는 선수들과 남아있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자 위안인 셈이야. 정치적 갈등으로 나라가 둘로 쪼개진 지 오래지만, 적어도 9회말 2아웃 상황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된다는 얘기지.

  • 미겔 카브레라: 베네수엘라가 낳은 전설적인 타자, MVP와 트리플크라운을 모두 석권.
  • 호세 알투베: 작은 거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심장이자 베네수엘라의 자부심.
  • 살로몬 론돈: 베네수엘라 축구 대표팀의 상징,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골게터.

찢겨진 하늘색과 팔레스타인 난민, 그리고 베네수엘라인

이런 정치적 혼란은 결국 국민들의 삶으로 이어져. 요즘 전 세계에서 난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비단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만이 아니야. 콜롬비아, 페루, 칠레, 그리고 심지어 미국 국경까지. 수백만의 베네수엘라인이 더 나은 삶을 찾아 고국을 떠났어. 이들은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지. 지금 파라과이와 외교 전쟁을 치르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지만, 정작 그들의 국민들은 남미 곳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일구며 현지 경제에 녹아들고 있어. 아이러니하지 않나?

오늘 서울에서 벌어진 대사 소환전은, 결국엔 저 멀리 베네수엘라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생존의 전쟁과 맞닿아 있어. 야구장의 열광적인 응원과 축구장의 함성 너머로, 그들의 국기인 노랑(풍요로운 땅), 파랑(바다와 독립), 빨강(피와 용기) 사이에 또 다른 색깔, 어쩌면 ‘생존의 회색’이 짙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앞으로 이 외교 전쟁이 어디로 튈지, 그리고 그 여파가 고국을 떠난 수백만 베네수엘라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겠어. 오늘도 세상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요동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