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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탄, 또 다시 민간인을 노리다: 미콜라이우와 하르키우의 잊을 수 없는 2022년 그날

국제 ✍️ 박진우 기자 🕒 2026-03-09 05:03 🔥 조회수: 2
집속탄 오폭 피해 지역을 조사하는 관계자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2년 2월, 하르키우의 하늘을 뒤덮었던 검은 연기와 미콜라이우 주택가를 폭격한 집속탄의 참상은 2026년 현재까지도 우크라이나 땅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집속탄'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순한 무기의 명칭이 아니라, 그 무기가 남기고 간 비극적인 민간인들의 이야기다.

국제사회의 금기, '집속탄에 관한 협약'을 무시한 참상

집속탄은 수백 개의 작은 소탄을 퍼뜨려 넓은 범위를 동시에 타격하는 무기다. 그 파괴력이 막강한 만큼, 집속탄에 관한 협약은 100개 이상의 국가가 서명하며 그 사용과 생산, 이전을 전면 금지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금기가 현실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특히 2022년 초반,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와 미콜라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해 집속탄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었다는 게 현지에서 전해진 정황이다.

2022년 2월 하르키우, 그리고 미콜라이우의 외침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2월 하르키우 집속탄 폭격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주거지역, 학교, 병원을 가리지 않고 떨어진 집속탄은 순식간에 민간인의 안전한 공간을 학살의 현장으로 바꿔놓았다. 불과 몇 달 뒤, 흑해 연안의 도시 미콜라이우에서도 같은 비극이 재현됐다. 당시 현지에서 전해진 미콜라이우 집속탄 폭격 장면은 공원과 놀이터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생생히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 아닌,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전쟁 범죄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땅에 남은 저주, '불발탄'이라는 시한폭탄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집속탄의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불발탄에 있다. 수많은 소탄 중 상당수는 땅에 떨어지며 즉시 폭발하지 않고, 미처 수거되지 않은 채 논밭과 마을 곳곳에 파묻힌다. 마치 수백만 개의 지뢰가 전국토에 흩뿌려진 격이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4년이 지난 지금도 하르키우와 미콜라이우 외곽에서는 농사를 짓거나 고철을 줍던 민간인이 불발된 집속탄을 건드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보고되고 있다. 아이들이 장난감인 줄 알고 만지는 끔찍한 사고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끝나지 않은 전쟁의 공포를 일깨워준다.

집속탄이 남긴 것은 폐허가 된 도시와 돌아오지 못할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간 그 땅을 위협할 불발탄뿐이다. 전쟁의 참혹함은 멀리서 지켜보는 스크린 너머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2022년 그날의 집속탄 파편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 집속탄의 잔혹성: 넓은 범위 무차별 살상, 민간인 보호 원칙 훼손
  • 미래 세대에 대한 위협: 불발탄으로 인한 장기적 안전 위협, 농경지 황폐화
  • 국제적 대응의 부재: 집속탄에 관한 협약의 실효성 논란 재점화

전쟁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우크라이나의 하늘과 땅이 완전히 안전해지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날의 집속탄은 여전히 이 땅에 머물며, 침묵의 살육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