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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룬 데이셀블룸, 테네트 매각 대금 10조 원 규모 투자펀드 조성 추진 "이것이 혁신의 기회"

금융 ✍️ Pieter Bakker 🕒 2026-03-18 10:28 🔥 조회수: 1
재정 컨퍼런스에 참석한 예룬 데이셀블룸

다소 의외다. 수년간 유럽의 재정 규율을 지켜온 '엄격한 관리자'였던 예룬 데이셀블룸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들고 나왔다. 전 네덜란드 재무장관이자 유로그룹(Eurogroup) 의장을 지낸 그가 초고압 송전망 운영사인 테네트(TenneT) 매각에 본격 나선 것이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다. 매각 대금, 무려 100억 유로(약 14조 원)를 활용해 새로운 투자 청사진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무모한 긴축이 아닌, 과감한 투자와 비전을 제시한 셈이다.

왜 하필 테네트(TenneT)인가, 그리고 왜 지금인가?

테네트의 독일 사업부 매각 문제는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 독일은 송전망 자체 운영을 원했고, 네덜란드도 마침내 협력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막대한 자금이 네덜란드로 유입될 예정이다. 보통이라면 이런 거액이 국고로 바로 들어가 국가 부채를 줄이는 데 쓰였겠지만, 데이셀블룸의 시각은 다르다.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 돈을 단순한 경상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경쟁력 약화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민감한 현안을 동시에 안고 있는 네덜란드 사회의 공감대를 정확히 짚은 발언이다.

이미 재계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한 데이셀블룸은 이번 계획을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노르웨이나 덴마크처럼 네덜란드만의 강력한 국가 투자 펀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단, 에너지, 기술, 인프라 등 네덜란드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10조 원대 프로젝트 개요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 현재 네덜란드 정치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골자의 계획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 100억 유로(약 14조 원) 규모의 자본금: 테네트 매각 대금으로 조성하며, 정부 차입금이 아닌 순수 국가 재원으로 마련한다.
  • 혁신 및 에너지 분야 집중 투자: 해당 펀드는 수소, 스마트 그리드, 배터리 기술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에 투자한다.
  • 민관 협력 강화: 민간 투자자를 유치해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함으로써 정부 재원의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
  • 장기적 안목: 단기 수익보다는 재정적, 사회적 측면 모두에서 장기적 성과 창출에 방점을 둔다.

데이셀블룸은 이 자금이 기업을 위한 '공짜 돈'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투자 수익성과 전략적 가치를 엄격히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기술의 공동 소유주가 되어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일까, 아니면 도박일까?

물론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위험 부담이 큰 자본을 직접 공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는 민간의 역할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수년간 금융계에 몸담은 필자를 포함한 지지자들은 이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독일, 프랑스, 북유럽 국가들을 보라. 이들 모두 국가 주도의 투자 펀드를 통해 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미 한발 늦었다. 데이셀블룸의 이번 계획이면 단번에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에너지 전환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송전망 사업자부터 혁신 스타트업, 대규모 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전환을 위한 자본이 절실하다. 국가 주도 펀드가 투자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그 성과(신규 일자리 창출, 수출 기회 등)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에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향후 전망

이제 정치권의 판단이 남았다. 네덜란드 내각과 하원은 이 계획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데이셀블룸이 유로그룹 의장 시절 쌓은 외교적 경험을 살려 각 정당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향후 몇 달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가 이 10조 원대 프로젝트를 정치적 난관을 뚫고 성공시킬 수 있다면,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데이셀블룸이 네덜란드가 가진 가장 통찰력 있는 전략가 중 한 명임이 입증될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예룬 데이셀블룸이라는 이름이 자주 회자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에는 남유럽 국가들의 구제 금융이 아닌, 네덜란드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공격적인 투자 계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단히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