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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프로티아 에이스 마르코 얀센, 뉴질랜드전을 정조준하다

스포츠 ✍️ Alex Smith 🕒 2026-03-05 00:03 🔥 조회수: 2

왼손 투수의 독특한 슬링잉 동작은 보는 이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곤 한다. 특히 2m가 훌쩍 넘는 거구가 전력 질주해 공을 던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남아공의 6피트 8인치(약 203cm) 신예, 마르코 얀센이 바로 그런 존재다. 뉴질랜드와의 월드컵 준결승이라는 중대한 승부를 앞두고, 남아공 '프로티아(Proteas, 남아공 대표팀 별명)'의 공격을 이끄는 이 젊은 거인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4강전을 앞두고 네트 연습에서 투구하는 마르코 얀센

달인에게 배우다: 범므라의 영향력

지난 1년간 얀센의 투구를 지켜봤다면, 그의 기량에 미묘한 진화가 있었음을 눈치챘을 것이다. 더 이상 단순한 강속구나 높은 바운스만이 무기가 아니다. 요커(yorker)에 대한 새로운 통제력과 투구 라인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더해졌다. 토너먼트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얀센은 이 같은 발전 뒤에 숨겨진 비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바로 자스프리트 범므라의 투구 영상을 반복해서 분석했다는 것이다. "자스프리트 범므라의 투구 영상을 계속 봤어요." 팬들이 듣기 좋아하는 그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22세 남아공의 거구 투수가 인도 천재 투수의 투구 메커니즘을 분석해 자신의 무기로 만든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그 결과는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 잉글랜드전에서 뿌린 정확한 발끝 요커 말이다. 고원지대의 투지가 더해진, 그야말로 범므라 스타일 그 자체였다.

예상 밖의 롤모델

한때 남아공의 젊은 투수라면 데일 스테인을 우상으로 삼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스테인 본인이 직접 얀센에게 테스트 캡을 수여하며 그 상징적인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얀센은 최근 자신의 어린 시절 롤모델가 다른 곳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상당히 놀라운 인물을 언급했는데, 바로 슬링잉 동작보다는 섬세함을, 강속구보다는 스윙을 중요시하는 투수였다. 정확한 이름이 팬들 사이에서 즐거운 화젯거리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얀센가 누구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최고의 선수들로부터 장점만을 차용해 자신만의 투구 철학을 구축해 왔다는 점이다. 범므라에게서 배운 요커, 신비의 롤모델에게서 얻은 마인드, 자신의 신체 조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바운스가 결합되어 상대 타자에게는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풀네임, 그리고 올라운더로서의 면모

마르코 얀센 반 뷰렌(Marco Jansen van Vuren)(네, 여러분, 이게 그의 풀네임입니다)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구식 아프리카너의 투지와 현대적 운동능력을 동시에 갖췄다. 하위 타선에서 긴 팔을 이용해 한 방을 터뜨리거나, 투구에 맞지 않는 느린 피치에서도 무서운 바운스를 이끌어내는 등, 얀센은 프로티아 대표팀에 월드컵 우승을 안겨줄 수 있는 특별한 'X-팩터'를 제공한다. 형 두안과 함께 호흡을 맞출 때, 두 투수가 함께 힘을 쏟아붓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극적인 장면이다.

뉴질랜드전 예상 시나리오

베테랑 케인 윌리엄슨이 이끄는 뉴질랜드의 상위 타선은 철저히 준비해 올 것이다. 하지만 준비와 실제로 2m가 넘는 좌완 투수, 그것도 범므라 스타일의 요커까지 장착한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얀센이 4강전의 승부처를 쥐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좌완 각도 + 신장: 특히 오른손 타자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바운스를 자랑한다. 얀센은 끊임없이 '수비수 코리도(corridor of uncertainty, 타자가 방망이를 댈지 말지 망설이는 라인 근처)'를 파고들 것이다.
  • 새 공의 위협: 약간의 움직임만 있어도 공을 자유자재로 휘게 할 수 있다. 지난여름 호주를 상대로 5윅킷을 잡아낸 활약을 기억하는가?
  • 데스오버(Death Over, 이닝 막판 오버) 운영: 범므라 연구 덕분에 요커 구사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더 이상 마지막 오버가 '공짜 점수'가 아니다.
  • 하위 타선의 파괴력: 그는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췄고, 이는 이미 깊이 있는 남아공 타선을 더욱 두껍게 만드는 요소다.

상징적인 이든 가든스에서 펼쳐질 경기 당일, 분위기는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함성은 먼 쪽에서 전력 질주해 들어오는 한 키 큰 왼손 투수를 위해 터져 나와도 전혀 놀랍지 않다. 마르코 얀센은 이제 단순한 선수가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선언이며, 인생 최고의 무대에서 그 선언을 실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